불이배움터이야기

2016-도보여행 -2조 - 바다를 찾아 떠나는 여행 - 1편

1,338 2016.04.21 00:46

짧은주소

본문


 2016년 4월 20일 드디어 도보여행의 닻을 올렸습니다.

 다른 조는 잘 가고 있답니다... ^^

아침 8시 25분 백석역에 가장 빨리 모이는 조가 2조였습니다. 늦으면 그냥 놔두고 간다고 하여서인지 한 명의 인원도 늦지 않고 왔습니다.

 백석역 1번출구에 3조도 함께 있네요. 아이들에게 간식을 약간 나눠주고 중앙 버스 차로로 걸었습니다.

 그 사이... 96번버스가 휭 하니 가버리더라구요. 배차 간격이 들쭉날쭉하여...

 우리 2조랑 3조가 한번에 겹쳐서 타게 되었습니다.

 서서가는 아이들이 반이었지만 김포를 벗어나니... 모두가 앉아서 갔습니다. 아칙 잠이 덜 깬 아이들은 잠을 자고...

 그 사이 수다수다.. ^^

 3조가 먼저 내리고 저희 2조는 5분 후에 내렸습니다.

 짐을 매고 숙소를 가는 것이 너무 무리라고 생각하여, 숙소 사장님께서 나와주셨습니다.

 너무나 고마운... 숙소 사장님께 짐을 맡기고... 저희는 장을 보러 갔죠. 풍물시장으로... 한 팀은 마트로 간식을 사러...

 카레, 바베큐 고기, 된장국 끓일 두부와 호박 등등을 사고

 간식으로는 사과, 오렌지, 바나나 등을 샀습니다. 마트에서 간식 사러 간 조가 오히려 고기를 사는 바람에 돈이... ㅜㅜ

그래서 졸지에 과자를 못 사고 시장 간 조가 과일을 사게 되었습니다. ㅋㅋㅋ


 사장님께서 짐을 다 차에 실어주셔서 저희는 각자의 간단한 짐만 들고 17코스로 갔습니다.

 버스 정류장에는 사람들이 엄청 많네요. 진달래 축제를 한다고 하여 등산객들이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고인돌 역사 박물관으로 가서 17코스를 시작해야했기에 30번 버스를 타려고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30번 버스가 안오고 32번 버스가 오네요. ㅜㅜ 할머니, 할아버지 들께 자리를 다 양보?? 한 3기와 4기 여학생들.

 맨 뒤에서 10분이라도 잠을 자던 6기와 7기 ㅋㅋ


 그렇게 버스에서 내려서 역사박물관으로 갔습니다. 그곳이 17코스의 시작이었거든요.

 하지만...

너무나도 많은 관광객들로 인해 인산인해였습니다. 관광안내소는 점심식사를 하러 가서 1시가 되어야 온다고 하고

도대체 17코스가 시작되는 곳은 어디인지... 이리저리 뛰고 물어봐도 다 관광객들.

 왜 우리나라 축제는 트로트 뽕짝과 엿장수가 나올까요? 너무나도 시끄러운 나들길의 첫 발이었습니다.


겨우겨우 연개소문 기념비를 찾아서 그 건너편에서 걷기 시작하였습니다.

17코스 안내판이 군데군데 나와 길을 잃어 버리지 않을 줄 알았는데

결국에는 관광객들 진달래 축제를 하는 곳으로 우리는 무언가에 홀려서 따라가고 있었습니다.

아닌것 같아... 얘들아.. 다시 내려와~~ 하면서 back을 하여... 물어물어 봤지만...

 너무나도 귀찮은 듯 한 상인들. 현지인들도 지친듯... 네이게이션을 켜 봤ㅈ만 17코스는 지도에 나오지 않는 산길입니다.

 4기 김찬유와 함께 지도를 보고... 겨우 길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내리쬐는 햇살을 머리에 인채 걸었죠. 미리 훈련이 되어 있어서인지... 뒤에서 차가 오거나 앞에서 차가 오면... 전방에 차, 후방에 차... 라고... 소리를 치더라구요.

이렇게 안전하게 쭈욱 걷다가 삼광교회에서... 그늘에 앉아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자! 여기서 한 어머님께 묻고 싶습니다...

 왜 밥은 안 싸고 반찬만 싸주시는..???

 한 학생의 도시락에는 밥은 없고 반찬만 가득한 도시락이 나왔습니다. ㅜㅜ

 우리는 십시일반 밥을 주고 한 학생이 밥이 많아 대부분 주었죠.

 김밥과 유부 초밥등을 나눠먹고 1시... 10분.

 이제 산 능선만 넘으면 되는 걸로 알았는데...


 이게 지옥의 시작이었습니다.

 서서히 올라가더니... 뭐!! 원래 산 능선을 타는 거니까 오르막길은 있는거야. 하면서 올라갔었죠.

누가 빨리 올라가냐 시합하는 것 마냥 1학년들은 젊은 체력에 맨 앞으로 치고 나가기도 하였습니다.

 그렇게 2시까지는 헉헉 거리면서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또 올라갔습니다. 이제 저 능선만 넘으면 끝인 것 같아... 와!!! 하면서 올라갔죠.

 그리고 ... 한 번에 고개. .. 고개를 넘으면 끝일거야 하고.. 넘으면... 또 하나의 고개가 나오고...


 결국엔 산 정상을 밟아야 내려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낙조봉... 낙조가 잘 보이는 봉이라는 곳이죠.

오른쪽을 바라보니 바다가 나오네요. 2조는 바다를 찾아 떠나는 여행인데... 바다를 보기 위해서는 맨 꼭대기를 가야한다는...

 싸온 물은 바닥이 났는데... 지나가시는 등산객 아저씨들께서 물을 조금 주시기도 하였습니다.

 산에는 쓰레기가 엄청많았습니다. 쓰레기만 수거하시는  두분이 들고가는 봉지를 보니...

왜 우리나라는 이런 기초 질서가 안되어 있을까요? ㅜㅜ

 그렇게... 헥헥 거리면서 정상을 밟으니 4시가 다 되더라구요.

 한 학생의 스마트 밴드에서는 오늘 올라온 정도를 계단으로 환산하니 189층이라고 합니다.

 63빌딩의 3배를 ... 그렇게 평지를 그리워하면서 올라왔습니다.

 저수지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비가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17코스를 다 내려오니 4시 반...

3시간 40분 거리를 밥 먹고 쉬면서도 3시간 30분에 끊었다는 것은 엄청 빨리 온거라고 생각합니다. 대단합니다. 우리 2조...


 작은 슈퍼에서 물을 사고...아...! 내려오는 길에 절이 있었는데 그 앞에 식당은 무인 돈통이 있었습니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1000원씩 넣어달라고...

 저희는 한개씩 아이스크림을 물고... 좀 쉬다가 내려갔었죠.

 내려가는 것은 왜이리 쉬울까요? ㅎㅎ

 저수지만 따라서 30분만 가면 숙소입니다.

 자 ! 여기서 저희는 감동을 하나 더 받습니다. 사장님께서 나와계셨네요.

 아이들이 힘들까봐. 비가 오기시작해서...

우산 여러개와 물과 초코파이 두박스를...

 너무나도 감사했습니다.

두명만 차를 타고 가서 짐을 정리, 밥을 먼저 앉혀 놓자 하구선 ... 나머지는 25분을 더 걸어갔습니다.

 숙소...!!! 다음에도 또 오고 싶은 곳입니다.

시설도 시설이지만... 사장님의 인심이 이렇게 좋은 곳은 처음이네요.

오늘 숙소에는 우리 밖에 없었습니다.

 아이들은 짐을 정리하면서 5시 부터 6시 까지 샤워를 하기 시작했죠. 발냄새가 숙소를 진동하는 사이...

전부 샤워를 하고 쉬는 사이 6시가 되어 저녁팀이 저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카레... ^^ 늘 여행 오면 먹는 것이 카레잖아요.

 주방이 14인분을 하기엔 비좁았는데...

사장님께서 밖에 넓은 가스렌지 주방을 빌려주셨습니다.

거기에... 김치는 있어요? 밑반찬은? 간장 소금등등은??? 하시면서 다 주시려고 합니다.

아니에요... 저희 스스로 해야하는데.. 다 싸왔어요. ^^

아이들이 요리를 하는 것을 보고 대견하다고... 사모님은 도와주시려고 하셨죠.

 숙소 1층은 카페입니다. 안마기도 있어서...

카페이 커피와 스낵은 무료 였습니다. 다 서비스로 주신것이죠.

고구마가 있다고 하니... 고구마 구워먹게 해주시도 하였습니다.

화목난로에 나무를 넣고 불을 지피고... 고구마에 호일을 쌌습니다.

그러는 사이 카레가 되고 있었습니다.


 사장님과 사모님은 어느학교냐고? 물으시고.. 와! 그래서 다들 대안학교 보내는 구나 하시더라구요.

아이들의 인사성이 너무 좋고 다들 밝은 얼굴이라고... 그리고 뭐든지 스스로 하려는 것이 너무 멋지다고..

그러시면서 아이가 6살정도라고.. 대안학교를 보내려면 일산으로 이사 가야겠네요.. 라고 말씀하시네요.

우리아이들 칭찬이 침이 마르도록 해주시니... 저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1학년은 선배들이 어떻게 하는지 보고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죠.

마당에는 사방치기 선이 그어져 있어서 돌을 던지면서 땅따먹기를 하였습니다. 정말 어릴적에는 이거 하나만 있어도 하루종일 놀았는데...

요즘에는 스마트폰이다 pc 방이다.. 너무나도 안타까울 뿐입니다.

 설거지를 후딱 하고든... 카페에서 안마기에 몸을 맡기기도 하고...

그러는 사이 사장님이 아이들 배고플것 같다고 과자를 손수 꺼내주시는 것이...

어후~~ 너무 퍼주시려고만 하시네요.

 몽땅 새맞이 여행을 이곳으로 와도 좋을 것 같아요. ^^


비가 오기 시작하였습니다. 비가 조금 내리는 가운데... 팬션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여학생들은 갑자기 마당에서 댄스를 하기 시작하네요.

설거지를 하다 말고...

그리고 비를 조금 맞아가면서도 밤에 땅따먹기를 하면서 놀았습니다.

 

비가 더 내려서 숙소로 들어온 시간이 10시.

복층이라 2층에서 모여 트럼프 카드 게임을 했습니다.

원래 카페는 9시까지만 개방인데 아이들이 좋아해서 11시까지 개방을 해 놓으시기도 하시구 고맙네요. 여기... 너무 신세만 지고 가는 것 같아서...


그렇게 밤 11시에 되어 다같이 모여서 하루닫기를 합니다.

지금은 12시 반입니다.


 여학생들은 2층 방에서 무서운 얘기를 하다가 지금은 잠이 들었습니다. 저눈 2층 다락방에서 열심히 오늘 정리를 합니다.

1층에는 남학생들 코고는 소리가 진동을 하네요.


 도보여행... 그저 걷기만 하는 여행이라면 애초에 시작을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걸으면서.. 무언가를 느끼지 않았을까요? 선후배가 왜 섞여 있는지...

 오늘은 그저 힘들고 17코스가 17개의 고개를 넘어야 갈 수 있어서 17코스인것 마냥...

땀흘리고 힘든 하루라고만 생각하진 않습니다.


첫인상이 너무 좋았다고 저희들에게 많은 인심을 베푸신 사장님을 보면서...

만약에 처음 뵈었을 때 인사를 안하고 멀뚱멀뚱 거렸다면?? ㅎㅎ

아이들은 숙소에 와서도 재잘재잘... 시끌시끌 거리면서 하루를 이어갑니다.

선후배가 함께 있어서인지 후배들은 선배들이 하는 것을 보고 배워가는 것 같네요.

무엇을 보고 배웠을지...

 내일은 석모도로 들어갑니다. 그곳은 해변가이기 때문에 오늘만큼 힘들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 정도야.. 뭐. 오늘 17코스도 왔는데 해변가는 금방이겠죠.???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봄의 밤입니다.

아이들의 웃음 소리는 어느새 적막감으로 변해 후기를 쓰는 키보드 소리만이

밤 공기를 가르는 듯합니다.

밖에서는 개구리, 맹꽁이 소리가 시골향기를 더 해주고 있습니다.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 발걸음이

우리 아이들의 성장과 배움의 길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그저 관광버스에 몸을 싣고 잠깐 나와 사진찍는 일반학교 수학여행과는 달리

우리는 우리 스스로 길을 개척해 나가면서 우리의 배움을 스스로 느끼고 있습니다.


오늘 밤 하늘의 별은 구름에 숨어 비가 대신 함께 하네요.

비가 되어 내리는 봄의 영혼이 아이들 꿈 속에서 함께 하기를 기도합니다.

어느새 밤 한 가운데로 달려가는 도보여행 첫 날이었습니다.

 - 2조 바다 올림 -

[이 게시물은 최고관리자님에 의해 2016-04-26 10:30:30 자유게시판에서 이동 됨]
댓글목록

나무동무우님의 댓글

아이들 모두가 결국 자기 자신을 만나러 가고 있는 중이겠지요. 자신이 누구인지 그저 수동적으로 기다리기에 익숙했던 아이들이 꽃이 피는 속도로 자기 자신에게 마중나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자기 몸의 날개라는 것은 실상 발바닥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걷는 과정 속에 아마 고로쇠 나무의 수액처럼 아이들 몸 속에 봄물이 올라서 도착하겠지요. 괜히 제가 설렙니다.

처음으로 50여 km를 걷는 여행에 아들 녀석을 보내놓고, 가슴에 조금의 근심으로 뒤채이는 밤에, 선생님의 글을 보니 반갑고, 고맙습니다.

7기양가은모노래님의 댓글

좌충우돌 관광객들과 섞여 어리둥절했을 모습,
산 너머 산을 마주하며 느꼈을 황망함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와중에 숙소 사장님의 따뜻한 배려까지... 우리 아이들은 참 복이 많네요.
몸으로 부대낀 만큼 아이들 각자 온몸으로 자기 배움을 가져갔을 테지요.
하루종일 아이들과 같이 걷느라 많이 지치고 힘드셨을 텐데, 이렇게 후기까지 올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맛난 반찬 싸시느라 밥은 깜박 잊어버린 그분이 누구실까 궁금하네요. ㅋㅋ 혹시 모르니 앞으로 저도 밥을 넉넉히 싸줘야겠어요. 아마도 밥만 없던 그 친구 밥이 젤 많아지지 않았을까 상상해보니 제 맘이 다 따땃해지네요.
아무쪼록 남은 여행도 안전하게 몸과 마음을 충전하는 하루하루가 되기를 바래봅니다.

파랑호준모님의 댓글

피곤하신 와중에 후기까지.. 아이들이 지내고 있는 모습도 그렇지만, 오밤중에 후기 쓰시는 그 마음까지 감동입니다.. ㅎㅎ 살짝 땅만 적실 줄 알았던 비가 길어져서 오늘 여행길이 심히 걱정스럽기도 합니다만, 그 역시도 아이들한테는 특별한 기억이 되겠죠. 왠지 아이들이 며칠새 훌쩍 자라서 돌아올 것만 같은 기대가... ㅋㅋ 모레 뵙겠습니다 ^^

7기강성우맘이영주님의 댓글

피곤하실텐데 글까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그렇지않아도 처음 보내는 7기 엄마들은 선생님의 글이 얼마나 위로와 위안이 되었는지 모릅니다..세세한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하니☆님의 댓글

가장 어려운 코스를 쉽게 해내시는 바다샘~~^^
애쓰셨습니다~ 바다샘이 추천해주시는 17코스(?)는 피해가야 할 듯요~~ㅎㅎ^^

Total 247건 4 페이지
제목
토닥 아이디로 검색 2020.06.10 1,575
재호 아이디로 검색 2018.06.20 1,573
홍마담 이름으로 검색 2013.03.26 1,571
바다 아이디로 검색 2017.07.03 1,565
토토 아이디로 검색 2020.03.18 1,560
손샘 아이디로 검색 2016.10.07 1,547
홍마담 이름으로 검색 2013.07.02 1,546
손샘 아이디로 검색 2017.11.07 1,545
온달 아이디로 검색 2019.01.10 1,538
토닥 아이디로 검색 2020.07.10 1,533
여울 아이디로 검색 2019.04.23 1,527
손샘 아이디로 검색 2017.11.10 1,517
불이학교 아이디로 검색 2020.11.10 1,517
형쌤 아이디로 검색 2019.10.14 1,507
진달래꽃 아이디로 검색 2017.03.24 1,503
월간베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