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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학교 위기론의 실체를 찾아서

1,093 2018.04.08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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벛꽃이 흐드러지게 핀 삼청동에 위치한 정독도서관에서 강똥샘이 '대안학교의 위기론의 실체를 찾아서'라는 주제를 가지고 발제를 하셨어요.

대안교육운동이 이제 20년이 조금 넘었는데 대안교육운동을 돌아보면서 앞을 그려보기 위한 매월 세미나가 2월부터 시작하고 있어요. 

 

발제를 하기전에 이미 질문을 받았네요.

- 대안교육의 위기냐? 대안학교의 위기냐?

 

이 외에도 발제가 끝나고 다양한 질문과 생각들이 오고 갔어요.

- 현재 대안교육이 침체기이면, 무엇을 보고 침체기라고 하느가?

- 위기의 외적 요인에 대한 이야기 : 혁신학교와 학령기 인구의 감소

- 대안교육 법제화는 앞으로 대안교육 생존 유무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 전체 교육 안에서 대안교육의 위치, 위상을 확인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

- 개개인이 더 만족스런 교육으로 가야하지 않을까?

- 대안교육이 가져야 할 '보편교육'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강똥샘은 어떤 이야기를 했기에 이런 이야기들이 오고 갔을까요?

조만간 강똥샘 자료가 올라오지 않을까 생각을 하면서, 마지막에 강똥샘이 쟁점이라고 한 것만 정리해서 표현해보면

1. 대안교육에 대한 인식에 간극이 생긴 이유는 대안교육이 사회적 소통에 소홀했고, 이웃에 친절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생각

2. 대안학교 간 상생보다는 개별적인 발전 방향의 길을 걸어왔다는 지적

3. 각 학교마다 설립 이념/철학은 훌륭하지만 실제 수업이나 교과과정 등 실천은 그만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지적

4. 놓쳐버린 8년이라는 분석틀

5. 유능한 중견교사들이 여러가지 이유로 지쳐서 학교를 떠나게 되었고, 새로운 교사를 양성하지 못해서 중간이 텅 비는 공동화 현상이 발생하였고, 이것이 대안교육 약화의 한 원인.

 

이런 이야기들을 하셨어요.

 

그 중에서 '놓쳐버린 8년'은 더 설명하는 글이 없으면 이해가 안될 것 같아서 더 설명을 해보면

대안교육을 약 20년정도로 볼때 '설림 및 팽창기 - 안정기 - 침체기'이렇게 3단계로 구분을 했고, 이 중 놓쳐버린 8년은 안정기를 뜻해요. 이 시기는 대안학교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대규모 행사들이 이루어졌었고, 법제화 및 정명운동이 이루어지던 시기였어요. 이 시기에 세상은 변화하고 있었고 변화하는 시기에 적응하기 위해 철학을 아이들에 맞춰 재점검하고, 교육과정을 손보고, 교사 처우를 개선하고, 새로운 리더를 양성하고, 국민과 눈높이를 맞춰서 사회적 실천과 소통에 나섰어야 했는데 구경만 하고 있었다고 평가했어요.  대응은 안하고 걱정만 한 이 시기를 놓쳐버린 8년이라고 표현한거죠.

 

 

아, 그리고 마지막에 제천간디학교 교장샘인 이병곤샘이 강똥샘 이야기에 동의를 하시면서 한 가지를 더 추가하셨어요.

- 대안학교에는 비지성주의가 있다. 철학을 구현하기 위해서 얼마만큼 학습했는가, 학생들의 특성은 어떤지 등에 대해서 공부가 필요하다고 이야기를 했어요. 그러면서 현장에 가보니 학생과 평온하게 지내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쓰고 있어서 교사공동체가 학습공동체가 되기 어렵다고 하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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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전반적으로 강똥샘의 이야기에 동의하는 편이예요.

요즘 제가 생각하는 대안학교(대안교육이 아닌)는 재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대안학교를 생각하면 설레었어요. 동료들과 다양한 시도를 나누었고, 아이들과 만들어 나가는 재미가 있었어요. 뭐랄까, 꿈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우리가 하는 교육이 분명 사회에 울림을 주고 다양한 사람들이 어울려 지낼 수 있으라는 생각을 했어요.

 

 지금은 철학부터 다시 돌아봐야 하는거 아닌가 생각을 해요. 우린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 무엇을 이야기 하는 것인지 말이예요.

우린 도대체 어떤 대안교육운동을 하고자 하는 것일까부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한 것 같아요.

 

얼마전 농사에 대해서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농사는 아이들에게 무엇인가 물어봤어요. '필요없는 것'이라는 대답을 들었어요. 물론, 모두의 이야기를 아니지만요. 그리고 아이들이 기록한 회의록을 보면 '모꼬지때 건강에 좋은과자. 유기농 과자 그런거 말고 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간식을 제공했으면 좋겠다'라는 표현, 학교와 합의되지 않은 사교육 시행 등을 보면서 우린 이야기와 현실이 참 멀리 떨어져있구나 하는 생각들이 있어요. 농사와 먹거리는 따로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땅을 비롯하여 지속가능성과 연결되어 있고, 사교육은 경쟁이 아닌 자기주도성에서부터 출발하고자 함인데 이런 것들의 연결이 우린 서로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현상들은 충분한 설명이 부족해서인지, 시대를 반영하여 철학이 바뀌어야 하는 것인지, 아님 철학을 교육과정으로 풀어내는데 한계인지, 학교과 가정의 불일치의 영향인지 설명할 수 있는 언어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요.

 

그런데 또 한가지 부딪히는 지점은

이런 이야기를 누구와 나눌 사람은 있는가, 나눌 여유는 있는가예요.

이병곤 선생님이 이야기했던, 학교의 일상을 유지하기 위한 시간을 보내다보면 학습과 교육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는 참 어렵구나 하는 생각을 해요. 개인적으로 저는 학교가 학습에 관련해서 서로 지적 자극을 주고 받는 공간이길 원하거든요. 그래서 담임제 폐지도 생각해보고, 생활지도는 학교의 영역인가도 자주 생각하는 편인예요. 

 

각설하고

대안학교가 위기인가라는 질문에, 위기가 침체기라는 말이라면 저는 동의를 해요.

그리고 그 침체기는 대안학교의 매력이 옅어져가고 있다가 저의 생각이고.

매력이 옅어지는 것은 학교가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언어와 현실과의 괴리. 그 과정을 버텨내는 진부함

학교에서 지적 자극과 사회적 운동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현실이 저에게는 매력이 떨어지는 요인이네요.

 

나중에 학교에서 강똥샘의 이야기를 듣고, 나누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네요. 생활과 일정 이야기를 좀 적게하고. ㅎ

댓글목록

토닥님의 댓글

멋진 정리 감사드려요~ 마치 그 자리에 있었던 것 처럼 함께 고민하게 되네요!

강아지똥님의 댓글

자상하게 정리를 해주셨네요 ㅎㅎ  고맙습니다
'놓쳐버린' 시간이 다시 되풀이 되지 않기 위해서 학교가 재밌어양 하는데 ㅎㅎ
교사도 아이도 재밌어야 한다는 생각에 공감합니다.  그리고 지적인 자극도
재미 + 지적인 자극 = ?

메아리님의 댓글

자세한 정리 고맙습니다. ~^^
강아지똥 선생님 토론회 자료덧글로 첨부합니다.
읽어보고 함께 이야기해보면 좋겠습니다. 

지금 이 시기를 어떻게 규정하고 어떻게 부르냐 하는 것은 학교마다 사람마다 다 다를 수 있겠지만
지금의 문제 의식을 공유하고 더 나은 방향을 찾아가는 것은 대안교육이 가진 고유의 속성이지 않을까요.?

연리지님의 댓글

생강샘 덕분에 토론회에 참석하지 못했어도 강똥샘 강의를 들은것 같아 너무 좋네요. 그리고 마지막에 견해까지 적어주신것도 감사합니다. 많이 공감하면서 읽었어요...!

좋은날님의 댓글

강똥샘의 훌륭한 강의에 걸맞는 생감샘의 훌륭한 정리 덕분에, 아쉽게 놓친 강의를 직접 들은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정리한 내용을 읽다보니 역쉬~!!! 강똥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생강샘도~~^^)
강의 촬영 동영상 분이 있다면 좋을텐데....스케줄이 꼬여 동영상 촬영을 못한 것이 한이 됩니다...
학교에서 강똥샘의 강의와 함께 교사회,학부모가 함께 토론해보는 시간 가지는 건 어떨까요~~~~?

깨굴님의 댓글

아니... 어짜피 간거 버튼 하나만 누르면 되는데 동영상 안찍으셨음??? 생강???

생강님의 댓글

깨굴이 왔어야 하는데 아쉽네요. 전 멀티가 안되서 잘 듣는 것으로!!!!

강아지똥님의 댓글

제가 버튼 누르지 말라고 했습니다 ㅎㅎ
찍지 말고 발표랑 토론회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습니다 ~~
별로 찍을 것도 없었구요

밍몽차윤맘님의 댓글

"학교가 학습과 관련해서 지적 자극을 주고 받는 공간"이 되기 위해서 함께 이야기 나눠야 할 사람들은 결국 우리 모두이겠죠. 정말 중요한 말씀이고 동의합니다.
불이 안에서도 어떤 문제제기, 고민, 결정을 할때 이를 반갑게 여기고 서로 충분히 소통하려는 민주적인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학생들과 평화롭기 위해 애쓰며 갈등을 잠재우는 데 매진하는 것 보다 갈등을 견디고 소통의 에너지로 전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사회 안에서 교육적 논의들이 충분히 이루어지고 학생, 부모와 유기적으로 소통하는 원칙에 좀 더 집중하면 되지 않을까요? 필요한 논의가 있다면 교육소위도 함께 하겠습니다. 논의할 상대는 대기중이니 언제든지 불러만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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