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배움터이야기

이달의 독후감

378 2019.11.05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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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학생들과 매주 단위 혹은 한 달 간격으로 독후감 혹은 자유창작 글쓰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깊이 있게 독서하고 사유한 내용을 바탕으로 자유롭게 글을 써내고 있으며, 그 과정 자체로 지적 성장의 디딤돌이자 결과물입니다.  

 

이달의 글쓰기 선정작품입니다. 함께 읽으면 좋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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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

유승환

 

목차

책 소개

줄거리

책에 대한 나름의 해석과 후기들

 

 

 

책 소개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은 프랑스의 sf 작가 어슐러 르 귄의 작품이다. 눈보라쌤의 수업에서 처음 알게 되었고 읽고 나서 소장하고자 책을 구매할 정도로 마음에 든 책이었다. 책은 오멜라스라는 도시를 자랑하듯 소개하는 제 3자의 시선으로 진행된다. 대사가 없는 수준이고 무슨 말을 하려는지 싶은 내용들이 이어지지만, 어슐러 르 귄의 다른 작품들처럼 강한 반전으로 이어지는 전개가 인상적이었던 책이다.

 

 

줄거리

앞서 말했는 책은 오멜라스를 소개하는 제 3자의 시선으로 진행된다.

1.

한 도시가 있다. 그 도시의 북서쪽으로는 산봉우리들이 바다의 만 쪽에 위치한 도시를 감싼다. 아침 공기가 너무나도 해맑아서 산봉우리에 꼭대기에는 녹지 않고 쌓여 있는 눈이 짙푸른 하늘 아래 햇빛을 받으며 몇 마일에 걸쳐 백금처럼 타오르고 있다. 축제와 음악이 끊이지 않으며 매일이 즐거움으로 가득 찬 사람들의 도시이다.

 

오멜라스는 설명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행복하고 풍요로운 마을이다. 주제나 노예제가 없는 것처럼 그들은 주식 시장이나 광고, 비밀경찰, 폭탄도 없다. 또한 이 마을엔 죄인이 한 명도 없었다.

 

그 도시의 축제가 이제 막 시작되려 하고 있다. 바닷가에 눈부시게 우뚝 선 도시오멜라스의 여름축제는 큰 행렬을 이루어 북쪽으로 향하고 있다. 사람들이 푸른 들판이라고 부르는 촉촉하게 물기 젖은 그곳의 넓은 풀밭에서는, 환한 햇살 아래 사람과 동물들이 한자리에 모여 축제를 즐긴다.

축제가 아니더라도 그들은 행복을 누리며 산다. 그들이 사는 오멜라스의 거리는 중독성이 없는 마약 드루즈의 향기가 은은하게 베여있다. 그 거리는 옷을 입든 말든 상관하지 않는다. 만약 옷을 벗고 있는 남녀가 성관계를 맺는다면 그 주위를 돌며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설명으로도 오멜라스가 잘 그려지지 않는다면 당신이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유토피아를 상상해보아라. 무엇보다 즐겁고 행복하며 웃음이 끊이지 않는 도시. 그곳이 바로 오멜라스이다.

행복하게 생활한다고 해서 그들은 결코 단순 무지한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왕이 없고 노예도 없다. 칼을 휘두르지도 않고 피를 흘리는 일은 결코 하지 않는다. 군주제나 노예제를 채택하지 않았던 것처럼 그들은 주식 시장이나 광고, 비밀경찰, 폭탄 등이 없이도 잘 지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그들은 단순 무지하지도 않았고, 유쾌한 양아치도 아니었으며, 고결한 야만인도, 유순한 유토피아 주의자들도 아니었다. 그들의 세상은 결코 우리보다 단순하지 않았다.

 

 

2.

이러한 오멜라스의 아름다운 공공건물들 중 한 군데의 지하실에는 방이 있다. 그 방에는 굳게 잠긴 문이 하나 있을 뿐 창문도 없다. 바닥은 몹시 지저분하고 습기가 차서 축축한 것이 여느 지하실 창고와 다를 바 없다. 폭이 세 걸음에 너비는 두 걸음 정도인 방은, 청소 도구들을 넣어 두는 벽장이나 쓰지 않는 연장을 처박아 두는 다락의 불과하다.

 

그 방에 어린아이 한 명이 앉아 있다. 남자아이일수도 있고 여자아이일 수도 있다. 겉보기에는 여섯 살쯤 되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거의 열 살쯤 먹었다. 그 아이는 정신박약아이다. 태어날 때부터 문제가 있었는지도 모르고, 공포와 영양실조 때문에 점점 우둔해져서 마침내 버림받은 것인지도 모른다. 아이는 구부정하게 않은 채로 이따금 자기 코를 쥐거나 발가락은 만지작거린다. 아이는 눈을 꼭 감아보지만 문은 굳게 잠겨있으며, 아무도 오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다.

 

그러다가 아주 가끔씩 문이 열리고 한사람 혹은 여러 사람이 문간에 나타날 때가 있다. 그들은 밥그릇과 물그릇을 채워주고 나서 문을 닫고 사라진다. 아이의 밥이라곤 기름과 옥수수가루 반 그릇으로 하루를 연명한다. 아이는 자신의 배설물 위에 계속 앉아 있었기 때문에 엉덩이와 허벅지는 짓무르고 헐어서 상처투성이다.

 

오멜라스 사람들은 아이가 그곳에 있음을 모두들 알고 있다. 직접 와서 본 사람도 있고, 단지 그런 아이가 있다는 사실만 아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그 아이가 왜 그곳에 있어야 하는지 모든 사람들은 잘 알고 있다. 누군가가 그 아이에게 따듯한 말 한마디라도 건네는 순간. 당장 그날 그 시간부터 지금껏 오멜라스가 누렸던 모든 행복과 아름다움과 즐거움은 사라지고 말 것이다. 그것이 바로 엄격하며 절대적인 오멜라스의 계약인 것이다.

 

그 아이의 모습을 보고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물을 흘리거나, 혹은 눈물도 나지 않을 만큼 화가 치밀어서 집으로 돌아간다. 그러고는 몇 주일 혹은 몇 년씩 그 아이를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그들은 그 아이를 잊어가기 시작한다. 그 아이가 존재함으로 자신의 아이가 행복하고 자신이 행복하며 오멜라스라는 도시가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 행복해질 있는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수천 명의 행복을 내던져 버려야 한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지하실 안에서 벌어지는 죄악을 방기하게 만드는 이유인 것이다.

 

 

3.

이따금씩 지하실의 아이를 보고 난 청소년들 중에는 눈물을 흘리거나 분노에 찬 채로 그냥 집으로 돌아가지 않는 이들이 있다. 실제로 그들은 결코 집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때때로 좀 더 나이든 남자나 여자들도 하루 이틀쯤 침묵에 잠겨 있다가는 집을 떠난다. 그들은 길로 나가서는 거리를 따라 홀로 걸어 내려간다. 그들은 한참을 걸은 끝에 `오멜라스'시의 아름다운 입구를 곧장 빠져나간다. `오멜라스'의 농장들을 가로질러 계속 걸어간다. 소년이건 소녀건, 나이든 남자건 여자건 간에 모두들 혼자서 간다.

 

밤이 찾아오면 그들은 마을의 한 길을 따라, 창문에서 노란 불빛이 새어 나오는 집들 사이를 지나, 들판의 어둠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그렇게 그들은 혼자서 서쪽으로, 아니면 산맥을 향해 북쪽으로 간다. 그들은 계속 걸어간다. 그들은 `오멜라스'를 떠나 어둠 속으로 가서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들이 가는 곳은 우리들 대부분이 이 행복한 도시에 대해 상상하는 것보다 더 상상하기 어려운 곳이다. 나는 그곳을 결코 제대로 묘사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곳이 아예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이 가고자 하는 곳을 알고 있는 것 같다.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은......

 

 

 

 

핵심적 상징 -아이

근래에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책인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나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문은 역시 아이의 존재였다, 이 아이는 누구인지, 그리고 이 아이가 존재하는 것이 맞는지 등의 질문들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내 나름의 해석

 

아이의 의미

 

1.배제

과연 이 아이는 누구였을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완벽한 도시에서 배제되어야 하는 존재들, 즉 완벽하지 않은 무언가가 떠올랐다. 도시가 완벽하게 보이려면 없어야 하는 완벽하지 않은 것들을 배재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실제로 책에서 표현되는 아이는 마르고 병들었으며 정신박약아의 제대로 된 말도 하지 못한다. 과연 이 아이가 배제되지 않았으면 오멜라스는 완벽한 도시로 표현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도 남았다.

 

사실 그렇게 완벽하지 않은 존재를 배제하고 완벽한 존재만 남는다고 해서 그 도시가 완벽한 도시일 수 있을까. 자신과 다르다고 혹은 자신보다 부족하다고 그 존재를 배제하려는 사람들이 과연 완벽한사람이라고 불릴 수 있을까. 최소한 내가 보는 시선에서는 누군가를 배제하는 완벽한 사람의 모습은 굉장히 모순적이고 이기적이었다.

이 가정대로라면 오멜라스 사람들은 완벽한 사람이 아닌 완벽해 보이려는 사람이 되려한 것은 아닐까 하는 결론에 가까워 지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

 

 

2. 다수를 위한 소수 희생

책에서 아이는 계약이라고 표현하는 것을 보고 든 질문은 과연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은 정당한가이다. 아이의 희생은 아이를 제외한 모든 오멜라스 사람들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었다. 그렇다면 이 아이의 희생이 최대 다수의 행복을 가져다 준 것이다. 만약 실제 이런 상황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다수를 위한 소수 희생이 정당한 것일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심각하게 비인간적인 선택이 아닐까 생각한다. 책 속 내용은 너무 극단적이기에 대답하기 힘들지만 현실 사회에서의 사례들을 봤을 때 권력()을 가진 소수는 희생되지 않지만 권력이 없는 소수는 실제 사회에서 쉽게 희생당한다.

 

물론 가장 합리적인 선택인 것은 사실이다. 나는 내가 다수일 때면 정당다고 말할 것이고 소수 일 때면 합리적이지 않다고 말할 것이다. 누구나 자신이 처한 상황이 다르고 다수가 중요한 만큼 개개인도 중요하기 때문에 정확히 뭐가 맞다는 결론을 내릴 수가 없다.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사례처럼 부와 권력을 지닌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나선다면 다수를 위한 소수 희생은 어느 정도 정당화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사회적으로 밀려나간, 강요된 희생은 정당화가 될 수 없으며 아무리 소수일지라도 그건 희생이 아닌 학살이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만약 전쟁에서 소수의 부대를 남겨놓고 적에게 시간을 최대한 끌게 한 다음 다수를 대피시킨다면 어떨까. 물론 이성적으로 내린 판단인 것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이것이 정당한 것인가. 남게 된 소수 부대의 입장으로 생각해보면 정당하다고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생각에 또 다른 질문을 던진다면 어떨까. 그 소수의 부대가 희생하지 않고 다 같이 싸우다가 전멸하는 것이 올바른 판단이고 정당한 것인가.

 

즉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은 정당한가에 대한 부분은 내가 어느 시점에서 보냐에 따른 것 같다. 인간에게 있어 이 질문에 답은 매우 모호하고 상황에 따라 바뀔 수밖에 없으며 사람마다 판단이 매우 다를 것이다, 그렇지만 핵심은 아무래도 강요인가 선택인가에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희생이 강요된다면 그것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밖에는 현실의 어떤 사회든지 간에 소수가 존중받지 못하는 것은 현실이다. 그렇다면 오멜라스는 과연 모순적인 도시일까. 사람들이 오멜라스를 떠나 그 어떤 도시를 만들어도 한명 이상의 희생이 없는 완벽한 도시가 탄생할 수 있을까. 어떻게 생각하면 오멜라스는 가장 현실적인 행복을 추구하고 있었고 그 아이는 그 행복을 위한 불가피한 희생의 타협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3. 행복과 불행의 대립 구도

이 책속에서 아이는 오멜라스 사람들의 행복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장치로 활용된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불행한 사람 한명 없이 모두가 행복한 도시라는 것은 가능할까. 만약 그런 상황이 온다면 그들은 자신들이 누리고 있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불행이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행복이라는 개념도 존재하지 않는다. 즉 불행이 있기에 행복이 있다는 것이 된다.

 

예를 들어 생각해보자. 추운 겨울날 외부를 오래 돌아다니다 아주 따듯한 곳에 들어왔을 때 느끼는 행복감은 추위가 존재했기 때문에 따듯한 것이 행복감으로 다가올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불행을 상징하는 아이가 없는 오멜라스는 행복도 없는 것이 된다. 즉 마을 사람들이 행복을 누리려면 불행이라는 개념 또한 존재해야만 하며 행복의 상대개념으로서의 불행은 아이에게 떠넘김으로서 행복이 완성되는 것이 아닐까하는 것이다.

 

결국 사람들은 남의 위치를 자신과 비교하며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고 안심한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만 나만 봐도 혹은 봐도 무의식적으로 남과 나를 비교하곤 한다. 그렇다면 책 속 아이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위치가 얼마나 좋은지를 확인시켜주는 존재로서 책에 등장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4. 묵인, 침묵

책속 오멜라스 사람들은 아이를 보고 동정과 연민을 느낀다. 아이를 방치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인 것을 알면서도 그들은 그 사실을 묵인한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따듯한 말 한마디만 하면 되지만 그 한마디 말을 하지 못하고 차라리 오멜라스를 떠나는 선택을 한다.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닐까. 정말 아닌걸 알지만 혹시나 자신이 피해를 입을까봐 입을 닫고 그저 방관하는 태도를 가지는 것은 나를 포함하여 여러 사람들이 크고 작은 일에서 행해오는 태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지만 묵인을 하는 오멜라스 사람들을 마냥 비판할 수는 없는 것 같다. 그 사람들도 자신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사람들일 것이고 타인의 행복을 위해 자신과 그 주변의 모든 사람들을 희생시킬 수는 없기에 침묵하는 태도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

책 속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처럼 강조 되었던 건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은 왜 떠나는 것이며 어디로 가는 것일까. 이 책을 읽고 나서 떠오른 질문 중 두 번째로 중요한 것 같다. 책의 표현상으로는 (그들이 가는 곳은 우리들 대부분이 이 행복한 도시에 대해 상상하는 것보다 더 상상하기 어려운 곳이다. 나는 그곳을 결코 제대로 묘사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곳이 아예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이 가고자 하는 곳을 알고 있는 것 같다.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은......) 상상하는 것보다 상상하기 어려운, 그렇지만 정확히 어디인지를 알고 있는 그런 곳이다. 과연 그런 곳은 어디를 의미하는 걸까. 그것에 대하여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자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점과 결코 묘사할 수 없다는 점. 그렇지만 정확히 가고자 하는 곳을 알고 있는 점 등을 추측해본 결과 현실로부터 회피를 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신들은 바꿀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느끼고 지금껏 누려온 것들의 추악함을 발견하고 도저히 견딜 수 없기 때문에 충분히 할 수 있는 선택이 아닐까 생각했다.

 

 

2. 용기와 정의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은 과연 정의로운 사람들일까. 솔직히 말하자면 그들이 그 후에 어떤 행동을 할지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제대로 된 답을 내놓기는 힘들 것 같지만 최소한 현 상황만을 봤을 때는 용기 있거나 정의로운 사람들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만약 이 사람들 중 한명이라도 아이에게 따듯한 말을 건네줬다면, 그래서 오멜라스의 행복이 깨진다면 어떻게 될까. 사실 오멜라스의 행복이 깨진다는 의미는 그들이 평생 불행하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그저 지금껏 누리던 모든 것들을 스스로 만들어가야 하는 상황 속에 놓인다는 가정을 한다면 처음부터 다시 쌓아가는 시간은 굉장히 힘들고 오래 걸릴 일이지만 그런 고난을 겪고 나서 완성한 오멜라스는 그야말로 완변한 도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오멜라스를 만들기는 너무 어렵고 그렇다고 현재 상황을 받아들이며 살아가기에는 차마 그럴 수 없는 사람들의 선택이기에, 진정 정의로운 사람들이라면 아이와 함께 사회를 만들어나가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만약 아이에게 말 한마디를 건네줬다면 소수를 위해 다수를 희생시키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아이는 그 창고에서 나온다면 상황이 좋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무조건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다. 실제 책에서 그렇게 표현한다. 그렇지만 오멜라스의 사람들은 확실히 현재 상황보다 현저히 좋지 않은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아이에게 따듯한 말을 건네주는 것이 과연 정의로운 판단인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없지는 않았다.

 

그래서 아이의 불행이나 오멜라스 사람들의 불행 중 어떤 것도 선택하기 힘든 사람들이, 어디인지 모르고 존재하는지도 모르는 그런 곳을 만들기 위해 오멜라스를 떠나는것은 아니었을까.

 

 

질문

머물 것인가 떠날 것인가. 혹은 바꿀 것인가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내가 살아가는 완벽했던 도시가 누군가의 지속적인 희생이 이뤄져야만 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어땠을까. 그리고 만약 내 한마디가 그 사실을 바꿀 수 있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나라면 오멜라스의 편안함을 뒤로하고 떠나올 수 있을 것인가 솔직히 의문스럽다. 이미 누려봤었던 안락함을 포기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아이의 비참한 현실을 묵인한 채로 나만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도 생긴다.

 

바꿔보려는 선택. 나는 이 선택이 가장 옳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완벽한 척 하는 위선적인 사회보다는 조금 혹은 많이 흔들리더라도 도덕적으로 옳은 길을 선택하는 것이 지금껏 내가 배워온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막상 내게 오멜라스의 상황이 덮친다고 한다면 바꾼다는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어떻게 생각하면 단 한명의 희생으로 나, 부모님, 이웃들을 넘어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다면 그것보다 이상적인 사회가 있을까 하는 식의 생각을 할 것도 같다. 어떤 사회든 소수의 희생은 존재하고 그렇다면 최소, 정말 최소가 희생하고 최대 다수가 이득을 보는 공리주의적인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것은 아닐까.

 

그렇지만 만약 그게 나 자신이거나 혹은 내 주변 친한 사람들이 그 소수가 된다면 쉽게 이런 말들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도 생긴다.

 

결론적으로 나는, 그래도 떠난다는 선택은 하지 않을 것 같다. 나는 꽤나 이기적인 사람이기에 머문다는 선택을 하거나 혹은 내 생각에 옳다고 생각하는(그렇지만 매우 어려운) 바꾸는 것을 선택하든 할 것이다. 떠난다는 것은 회피와도 같은 것 같다. 물론 머문다는 선택보다는 더 올바른 것은 맞지만 나에게 조금 떳떳한 것을 선택하느니 오멜라스라는 편안함을 선택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지만 내가 했었던 해석처럼 오멜라스를 떠나 불행한 아이가 없는 오멜라스를 만든다면 그것은 그저 외면하며 떠나는 사람이 아닌, 떠나는 사람과 바꾸려는 사람이 같은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아마도 현재 시점에서 만약 나라면, 오멜라스에 남는다는 것을 선택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내 결론이다.

그렇지만 언젠가는 오멜라스를 바꾸는 것을 자신 있게 선택할 수 있는 순간이 왔으면 좋겠다. 합리적인 것보다는 정의로운 것을 선택할 수 있고 무조건적인 다수보다는 소수, 개개인마다 존중할 수 있는 그런 사회를 위해 노력하는 태도.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정의롭고 훌륭한 사람의 자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에필로그

앞서 말했듯 굉장히 여러 생각을 하게 한 책이다. 정말 많은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해주었고 문장과 단어의 의미들을 하나하나씩 싶게 생각해가며 여러 번 읽은 책이다. 물론 책을 가지고 책모임을 해야 했기 때문에 이런 느낌으로 읽었을 수도 있지만 이 정도로 책을 깊게 읽었다고 느낀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이 책을 어떻게 나의 글로 담아낼 수 있을까. 이런 고민들을 꽤나 많이 했었다. 앞에 써왔던 독후감 형식은 여러 이야기들을 담아내기에는 조금은 범위를 넓게 쓴 부분들이 많았다. 그보다는 더 세세하게 쓰고 싶었고 줄거리를 요약할 때도 원래는 내 생각들을 많이 담아가며 했었지만 이번 책이 단편소설이기도 했고 그 내용들을 최대한 있는 그대로 옮기고자 문장들을 가져와 사용하고 굳이 없어도 되는 부분들만 조금 생략하며 줄거리를 요약했다.

 

이렇게까지 독후감을 열심히 써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물론 열심히 썼다고 그 내용이 무조건 좋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이 독후감 하나를 쓰는데 들인 시간이나 노력은 아주 가치 있게 느껴졌다.

 

글을 쓰면서 가장 고민 했던 부분은 내용적인 것들이지만 그 다음은 내가 이런 글을 써도 될까 하는 부분이었다. 해석하는 글을 쓸 정도로 내가 책을 잘 읽은 건지에 대한 의문. 내가 말하고 싶은 것들을 글로 옮기다가 말하고자 하는 것과 다른 것처럼 보이면 어쩌나, 혹은 너무 있어 보이려고 무게 잡은 글처럼 보이면 어쩌나 하는 부분들도 고민이었다. 그렇지만 그렇게 보이는 것은 아직 내 실력이 부족해서 일 것이라는 생각과 최소한 무게를 잡은 것처럼 보일정도로 그냥 여러 생각을 했다는 것만 전달이 되어도 조금은 뿌듯할 것 같다.

 

이런 저런 생각들을 옮기다 보니 원래 책 분량보다 많은 글들을 써낸 것 같다. 이 글을 잘 썼든 못 썼든지 간에 이 글을 쓰는 시간들은 아주 의미 있었고 많은 것을 배운 것 같다.

이제 글을 쓰는 것이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 같다. (원래도 재미 없지는 않았지만)

 

 

마지막으로

(그들은 `오멜라스'를 떠나 어둠 속으로 가서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들이 가는 곳은 우리들 대부분이 이 행복한 도시에 대해 상상하는 것보다 더 상상하기 어려운 곳이다. 나는 그곳을 결코 제대로 묘사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곳이 아예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이 가고자 하는 곳을 알고 있는 것 같다.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은......) 이 문장 속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는 곳은 아마도 불행한 아이가 없는 오멜라스 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도 현실에 존재하지 않고 누군가는 만들어나가야 할 도시. 언젠가는 그런 도시를 만드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으로 나아가는 것이 이 책을 읽고 내가 가져야 하는 태도, 작가가 나에게 전달하려 한 의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2019-11-03)

 

댓글목록

LeeJoonㅡ2E님의 댓글


승환이가 책을 많이 읽는건 알지만 생각의 깊이를 알수있었네요 느낀점이 어마어마하네요 대견합니다.

7기양가은모노래님의 댓글

캭~ 멋지다!!
책을 읽고 질문이 생긴다는 것, 가장 좋은 공부에 도달했네요.^^
그리고 그 질문을 끝까지 파고들어 자신만의 생각을 글로 정리해내는 힘~ 정말 박수쳐주고 싶어요. 승환이 글 보면서 오히려 제가 더 많이 배우네요.
나도 얼른 이 책 읽어보고 싶다.
고맙다. 멋진 책, 멋진 생각 나눠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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