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배움터이야기

이달의 글쓰기

1,599 2020.03.0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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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학생들과 매주 단위 혹은 한 달 간격으로 독후감 혹은 자유창작 글쓰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깊이 있게 독서하고 사유한 내용을 바탕으로 자유롭게 글을 써내고 있으며, 그 과정 자체로 지적 성장의 디딤돌이자 결과물입니다.  

 

이달의 글쓰기 선정작품입니다. 이 학생은 작년부터 자유로운 개념적 사유를 바탕으로한 아포리즘적 에세이를 써오고 있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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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김최이안

 

사람은 혼자 있을 때 가장 완벽하다.

주변에 아무도 없다면 자신의 결점은 없어진다.

세상에 나 혼자밖에 없었다면 사람으로서 나는 완벽하다.

내가 혼자라면 나의 한계는 모든 사람의 한계이므로 나는 사람이라는 틀 안에서 가장 완벽한 존재가 될 수 있다.

차라리 처음부터 혼자였으면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내 삶의 의미는 타인으로부터 오기 때문에, 내 삶의 불안함도 타인으로부터 온다.

 

나는 언제나 타인에게 해로운 존재다.

내 존재는 타인을 완벽할 수 없게 만든다.

타인이 없을 때 나는 완벽하고, 내가 없을 때 타인은 완벽하다.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내가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타인이 날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이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타인을 보며 이해의 필요성을 느끼고, 타인을 이해함으로서 나를 잃는다.

 

사람은 혼자 있을 때 가장 완벽하다.

 

 

 

<착함과 나쁨>  김최이안

 

어떻게 보면 착함과 나쁨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사람의 주관적 관점에 따라 어떻게도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절대 선과 절대 악을 규정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사람들은 어느 정도 어떤 게 착한 것이고 어떤 게 나쁜 것인지 인지하고 살아간다.

그리고 그렇게 인지하고 있음에도 정말 착한사람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사람들은 거의 나쁘지도 않고 착하지도 않은 것 같다.

하지만 보편적으로 봤을 때 우리 눈에는 나쁜 사람이 더 많이 들어온다.

그럼 왜 나쁜 사람이 훨씬 많을까?

 

우리의 인식의 차이인 것 같다.

우리는 나쁘다는 것을 알고 하는 나쁜 일을 모르고 하는 것보다 더 나쁘다고 말한다.

위 논리대로라면 이런 일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서 한 학생이 학교에 지각했다고 쳐보자.

학교에 지각하는 건 나쁜 일이란 걸 지각한 학생은 알고 있었다.

지각이 나쁜 일임을 알고도 학생은 지각을 했으니 학생은 더 나쁘다.

지각이 나쁜 일인 것을 알고 지각을 하는 것이 더 나쁜 일인 것을 알고도 지각을 했으니 학생은 더욱 더 나쁘다.

이런 식으로 계속 이어진다면 결국 나쁜 일은 언제나 더 나쁜 일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착한 일인 것을 알고 착한 일을 하면 더 착하다는 말을 우리는 보편적으로 하지 않는다. 사람은 대부분 나쁘지도 착하지도 않은데 나쁜 일은 극단적으로 나쁜 일이 되고 착한 일은 그냥 착한 일이 되니까 사람들의 눈에는 나쁜 일이 더 잘 들어오는 것이다.

사람들은 나쁨은 너무나 잘 보이는 것으로 인식하고 착함은 애매하다고 인식이 돼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나쁨과 착함을 모두 극단적인 나쁨과 착함으로 인식한다면 사람들은 대부분 착한 쪽을 선택할 것이다.

 착함을 애매한 ‘+’로 인식하지 않고 아예 착함이 당연하다고 인식한다면 사람들은 당연한 쪽을 벗어나 나쁜 쪽으로 가기 싫어할 것이기에 역설적으로 나쁜 짓을 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위처럼 사람들이 인식을 바꾼다면 우리는 더욱 착한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댓글목록

김하준님의 댓글

와 진짜 멋있는말이다 너인정 김최이안













토토 잘했죠?

정록현1님의 댓글

이안아 왜 느낌있는척해 ?






사랑해

성우님의 댓글

뛰어난 문장력과 남들과는 다른 사상
현 프로 작가에 뒤쳐지지 않는 상상력
그 무엇보다도 더 빼어난 몸매와 외모
누구에게도 억압받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





형쌤

승환님의 댓글

그거다 김최이안.... 그 문장력이다....
그 감각을 기억해라 라잌 토끼를 사냥하는 맹수처럼....






그게.. 너야...

형쌤님의 댓글

이안..
2년전 평화여행 중 형샘과 "단둘"이서만 산비탈을 오른 후 나눴던 추억이 영감을 주었으리라 믿는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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