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배움터이야기

[2017년 중등 몽땅 새맞이 여행] 2일차 이야기

1,353 2017.01.11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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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차입니다.

 세상이 다 얼어버릴 듯한 매서운 추위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의 방은 밤새 떼놓은 온돌로 후끈 달아 올랐구요.

 

 밖이 얼마나 추운지 다들 알지 못합니다.

그저 아침이 언제 나오는지가 가장 궁금한 것이죠.

각자 세면을 하고 8시 반 부터 아침을 먹었습니다. 미역국인줄알았는데... 언제 오뎅탕으로 바뀐거죠? ㅎㅎ

 

어제 먹은 간식이 아직 소화가 안된 교사들을 뒤로 한채

아이들의 배 속은 또 무언가의 음식을 원하고 있습니다.

 

 한그릇 거하게 먹은 후 이를 닦고... ^^

 1학년은 영어와 과학을 test . 말 그대로 테스트를 보았습니다.

모르는 것은 그대로 남겨두라고 하였으나...

 

그래도 어떻게든 한개라도 맞춰보고자하는 힘겨운 사투 끝에 자신의 생각을 적어 내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테스트 본 결과를 바탕으로 수업 계획을 짜려고 하죠.

어느 부분을 아이들이 모르는 부분이 많은지...

 

아무것도 몰라요 라고 적을지라도 상관없습니다. 처음부터 기초 부터 하나하나 밟아가면 되니까요.

 

그렇게 8기는 테스트를 보고

7기는 우리반 7기의 장점과 단점을 생각해가며 1년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서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결국...

 

8기에서 다툼이 있었습니다.

서로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서입니다.

상대가 말하는 것이 비아냥 거리는 것으로 들릴수도 있고

그것으 오해해서 욕을 하거나 급기야 투닥거리려고 했다는것...

 

아이들이 말려서 모... 몇초만에 끝났지만

저와 한참을 상담한 후에 마무리 지을 수 있었습니다.

 

1년이 험하군요. 아니... 오히려 먼저 터진것이 더 시원할 수도 있구요.

 

그렇게 오전을 보낸 다음...

점심시간은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는 시간이었습니다.

 

개구리 샌드위치를 만들었습니다.

토마토를 잘못 넣어서 혀가 밖으로 튀어나온 개구리부터 너무 안쪽으로 넣어서 꼬부라진 영어 발음을 하는 것 같은 개구리도 있었습니다.

 

스스로 만들어 먹고 또 깨끗히 치운 후에 우린 강원 도립 화목으로 향했습니다.

이곳은 수목원이 아니라 화목원이라고 부르네요.

 

6기 아이들은 형샘과 징검다리에 관하여 더 길고 긴 이야기를 했습니다.

 

온실과 산림 박물관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뭐~ 밖에 나무들은 다 가지만 남아 있다는 것을 알고 왔지만요... 너무 썰렁하더라구요.

 

진행팀에서 문제를 낸 것을 풀기 위해 이리저리 사방으로 뛰어 다닌 다음 겨우 숙소로 돌아갈 수 있었죠.

 

숙소에 도착 해서

담임과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빙 둘러앉아서 1년을 어떻게 보낼까??? 하는 것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8기 아이들은 학교에 궁금한 것이 너무나도 많아서 질문이 꽤 있었네요.

그 중에 스마트폰 이야기는 이야기의 정점을 찍었던 것이죠.

그래두... 학교에서 1년간 안 쓰고 서로 얼굴을 바라보면서 이야기 하자라는 것에 자의반 타의반 찬성을 하고 시작을 하려합니다. ^^

 

담임과의 시간이 끝난 후 저녁 식사는 김치 볶음밥이었습니다.

비싼 계란을 많이 사지 못해서 넣지도 못하고

김치만 잔뜩 넣어서... 큰 후라이팬이 없어서 7번을 볶아서 약 50인분을 만들었습니다.  ㅜㅜ

 

저녁을 먹은 후

강당에서는 조별 도미노 미션이 있었습니다.

불이학교를 상징하는 것을 만들자 해서 시작을 했죠.

처음에 10개. 20개씩 쓰러져 가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었죠. 평화로왔고 의욕적이었습니다.

 

전 도미노가 이렇게 청소년 정신건강에 해로운 것인지 이제 알았네요.

툭툭 튀어나옵니다. 짜증과... 한숨. 한탄. 그리고 내면에서 울리는 포기하라는 소리가...

 

몇 조는 그냥 포기했다가 다시 시작한 조도 있었구요.

약 2시간 가까이 세워서 만들었습니다.

너무 안되서 작게 세월호 리본을 만들어서 도미노를 진행한 팀도 있었습니다. ^^

 

아이들은 아직도 잊지 않았다는 것이죠. 기특한 것들...

 

집집마다 도미노가 꼭 있어야 할 듯합니다.

집중력 키우는 데는 정말 좋으면서도

아이의 성격을 나쁘게(?) 만들수도 있는 단점도 존재한답니다.

 

성인은 담배가 늘어날 수 있으며 괜히 다른 것에 화풀이를 할 수 있는 부작용이 존재합니다.

부부 , 연인 사이에는 권장하지 않습니다. ^^

 

도미노가 겨우 끝나서 이제서야 강당에서 올라가 씻고...

 

이 추운 겨울 밤에 가져간 천체망원경으로 별자리를 관찰하려고 했으나

오늘이 보름달인지... 너무나도 밝아서 별이 많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달은 너무나도 밝아서 눈이 아플정도니까요.

 

그래도 몇몇 별자리는 찾아서 보았습니다. 훤하게 보이기 보다는 희미하게 몇개 찾아보는 실정이었죠.

다음에 다시 해봐야죠.

 

그리고 올라와 씻고 자려고 누웠네요. 불끄고 누워서 밤새 수다를 떨다가 잠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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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제 2일, 48시간이 지나갑니다.

매 시간 점점 가까워지는 것을 느낍니다.

작년에 알던 그애가 아닐수도 있고

너무 잘알아서 능글능글 맞게 대할 수도 있었구요.

 

새롭게 친구를 사귀는 막내들은 하나둘씩 자기 겉에 있는 가시를 빼내가겠죠.

그러면서 상대에게 다가갈 날이 있을거라고 믿습니다.

 

담임과의 시간.

아직 남녀 사이에 다 이름을 알지는 못해도 얼굴은 다 기억했으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상대가 가진 특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겠죠.

우리 모두는 다 완벽한 존재가 아닙니다.

어느 누구는 겉으로 드러난 어려움과 아픔이 있을 것이고

어느 누구는 말 못할 속에서 혼자 삭히는 고통이 있을 것입니다.

 

아직은 겉으로만 드러난 시간입니다.

언젠가 자신의 속 마음을 보여주고 겉이 아닌 깊은 내면으로 서로 이야기 하는 시간이 오겠죠.

그렇게 우린 평화를 만들어 가려고 합니다.

너무나도 서툴고 기우뚱 거릴지라도

오히려 서툰 우리가 꾸밈없는 소박한 평화일수도 있을거라 기대도 해 봅니다.

 

밖의 달이 너무나도 밝습니다.

밤공기는 너무나도 차가워 춥다는 말이 안나올 정도로 모두를 얼렸죠.

하지만 오늘 모두가 밝힌 작은 불씨 하나가

훗날 우리 모두의 가장 큰 등불이 되리라 믿습니다.

 

머리 위로 둥근달이 지나가는 겨울밤입니다.

너무나도 평온하고 조용한 12시네요.

새벽을 향해 달려갑니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끝을 맺습니다. 감사합니다.

 

 - 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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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연리지님의 댓글

개구리 버거.... 먹고 싶습니다.............. 으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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