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수요집회 후기

1,640 2014.10.21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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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아프긴 하지만 목요일을 위해서 후기를 작성한다.지난 주 수요일에 메아리 쌤과 4기 아이들과 함께 짧은 평화여행으로 수요집회에 갔었다.아침에는 학교로 정상 등교해서 1교시 청출어람 수업을 들었다. 나는 '불이드웨이' 수업을 들었는데, 대본을 정하는 시간이었다. 각각 다른 대본을 읽고 그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이었다. 첫 번째 대본은 가출청소년들의 이야기였다. 상당히 진지한 느낌이라 대사를 읽는데 몰입이 힘들었다. 두 번째 대본은 러브코미디학원물? 인데 이게 마음에 들었다. 뭔가 진지하지 않고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결국 두 번째 대본이 선택됬다. 1교시가 끝나자마자 소중한 점심도시락이 들어있는 가방을 들고 화정역으로 출발했다. 나름 이런저런 집회에 가 본 경험이 있지만(미국산 소고기 반대 촛불집회 등), 수요집회는 처음이라 긴장됬다. 청대골 정류장에 도착했는데, 시간 관계상 어쩔 수 없이 비싼 1082번 버스를 타게 되었다. 타고 가는 도중, 여러 생각을 했다. 일본 대사관은 어떻게 생겼을까, 수요집회 장소에 할머니들은 몇 분이나 나와 계실까, 수요집회에 사람이 얼마나 많이 있을까 등등.. 아무튼 그런 생각을 하다가 화정역에 도착했다. 우리는 화정역 안으로 들어가 오금방면 승강장에서 지하철을 기다렸다. 첫 번째로 온 지하철이 삼송행이라 다음 지하철을 탔다. 안국역까지 가는데 꽤 오래 걸렸다. 대부분 서서 갔지만 몇 명의 아이들은 앉아서 갔다.

다행히 아슬아슬하게 수요집회를 하는 일본 대사관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도착해서 든 생각은 일단 '와. 자리는 좁은데 사람은 많다' 였다. 우리는 왼쪽에 자리를 잡고 서 있었다. 그리고 꽤 오랫동안 정대협 아줌마의 연설을 들었다. 듣다가 한 생각. '맨날 다른 말을 하시는 건 아니겠지?'아무튼 인상깊은 연설을 듣고나니 참가단체 공연 및 자유발언의 시간이 왔다. 우리 4기는 예강이와 태금이가 자유발언을 하기로 되어 있었다,예강이가 긴장해서 얼굴이 창백해져 있길래 잘 하라고 응원의 한마디를 보냈다. 근데 태금이는 별로 긴장을 안 하는 것 같았다. 조마조마하면서 예강이와 태금이가 말하는 걸 듣는데, 생각보다 떠는 내색 않고 잘해서 놀라웠다. 내가 예강이한테 "너 말이 너무 빨라" 라고 한 것이 도움이 됐는지 안됐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 그닥 빠르진 않았다. 예강이와 태금이의 자유발언이 끝나고 어떤 여자중학교에서 온 3학년 누나들이 합창을 했다. 노래 제목이 기억이 잘 안나지만 어쨌든 가사가 맘에 들었다.수요집회가 끝나고, 인사동 입구에서 도시락을 먹었다. 엄마가 아들을 돼지 취급해서 도시락통에 볶음밥을 꽉꽉 채워주고 메론도 싸 줬다. 게다가 김까지! 사실 그 도시락을 다 먹고 샌드위치 두 조각까지 먹어버렸다. 그날은 굉장히 배고팠나 보다. 점심을 다 먹고나서 다시 학교로 가는 길에 올랐다. 너무 힘들어서 지하철 바닥에 주저앉았는데, 다행히 조금 지나서 좌석에 앉을 수 있었다. 원당역에서 내려서 038번 버스를 기다려야 하는데 메아리쌤이 미천한 4기에게 아이스크림을 선사하셨다. 그리고 리스쇼핑 정류장 쪽으로 이동하다가 038번 버스를 타고 학교로 갔다. 학교에선 5기들과 섞여서 피구를 했는데 나는 별로 하고싶지 않아서 그냥 앉아있다가 아웃되었다. 공 4개를 사용하는 피구였는데 애들이 무슨 사람을 죽일 각오로 던졌다. 특히 어떤 인물께서 정말 강하게 던졌다. 그래서 그 행동에 대해서 구이와 대화를 나눴다. 우리팀은 민우가 혼자 정말 오래 살아남았는데 결국 졌다. 애초에 우리팀이 이길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죽음의 피구를 한 판 하고 교실에 들어와서 쉬었다.

수요집회를 참여하는 내내 바로 앞에 있는 일본대사관과 일장기가 신경쓰였다. 일본은 좋은 점이 많은데 그놈의 정부 때문에 정이 떨어지는 느낌이다.솔직히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인정하고, 사과해야 하는데, 그게 뭐가 어렵다고 지금까지 사과를 안하는지 모르겠다.수요집회엔 외국인이 있었고, 심지어 일본인도 있었다. 일본의 일부 국민들도 인정하고, 사과하는데 진짜로 왜그러는지..내 생애 첫 번째 수요집회로 인해 느낀 점이 정말 많은 것 같다. 다음에는 우리가 진행한다고 메아리쌤이 그러는데 그때는 더 새로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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