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도서 100선 목록을 만들려고 합니다.

불이학교를 다니는 5년 동안 청소년기 아이들이 읽었으면 하는 책을 골라서 도서 목록을 만들려고 합니다. (기존에 있던 불이 추천도서 목록을 새롭게 정비하는 마음으로) 이 책들은 학교 현관에 전시되어 아이들이 언제든 손쉽게 골라서 읽을 수 있게 하고, 읽은 책은 ‘책과 함께’에 기록되고 독서 통장으로 만들어져 5년 동안 담임선생님들께서 보관하게 될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읽게 하느냐는 저희 교사회의 오랜 고민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책에 길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책에서 길을 발견하기도 하고 다른 어떤 사람은 책을 읽지 않고 살아도 삶의 어느 지점에서 스스로 길을 찾아내기도 합니다. 어떤 것이 더 옳다고 말할 순 없지만 책도 삶의 길을 찾아가는 아주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임은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책은 세상과의 소통입니다. 나의 것을 내려놓고 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과정이지요. 하지만 책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는 만병통치 식으로 독서를 강요하거나, 몇 권을 읽어야 한다고 권수를 부추겨 속도를 강요하거나 하는 독서교육은 지양하고 싶습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권장도서목록을 그대로 불이도서 100선으로 추천하고 싶은 마음도 없습니다.

불이의 어른들이 불이의 아이들에게 자신의 삶의 어느 지점에서 마음에 와 닿았던 책을 자연스레 권해주는 그런 분위기를 꿈꿔 봅니다. 어른들이 읽은 책을 아이들에게 권하고 그 책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성장하는 학교를 그려 봅니다. 책을 읽는 어른들의 문화가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저절로 스며들어 스스로 책을 가까이 두는 어른들로 자라나기를 기대해 봅니다.

‘내 인생의 책 한 권’ 추천해 주세요.

너무 재미있었던 책, 내 인생의 어느 한 순간과 딱 맞았던 책, 엉엉 울며 읽었던 책, 밤을 지새우게 만들었던 책, 시간이 지날수록 느낌이 다르게 다가오는 책, 여러 번 반복해서 읽었던 책, 소설, 자연과학, 시집, 판타지, 인물, 역사 그 어떤 책이라도 좋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읽은 책을 전해주고 싶습니다.

추천해주신 책은 교사회의를 거쳐 추천인 이름과 함께 현관에 전시될 예정이며 추천하시는 책의 기증 또한 환영 합니다. 아이들이 청소년인 점을 고려해 주시고 누리집에 댓글로 추천해주시거나 학년별로 모아주셔도 됩니다. 학년별 모임에서 ‘내 인생의 책’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어 보셔도 아주 재미있는 시간이 되실 겁니다. 그럼 더운 여름 건강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