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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삶이 정치에 다가가기 - ‘청년, 난민되다’를 읽고

1,290 2016.06.25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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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삶이 정치에 다가가기 - ‘청년, 난민되다를 읽고

 

청년의 끝물에(청년의 기준은 저마다 다르지만 39세정도가 아닐까라고 나름 정의중) 다다르고 있기에 청년 주제가 계속 눈에 아른 거리는지 모르겠다. 주말에 도서관을 갔는데 흥미로운 주제의 책이 있어서 덥석 집어 들었다. ‘청년, 난민되다라는 책이다. 초등부터 대안학교를 다닌 졸업생들이 하나 둘씩 나오는 시점에서 청년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학교에 참으로 도움이 되는 일이다라는 생각을 대출을 하면서 했다.

 

각설하고, ‘청년, 난민되다는 주거에 관한 책이다. 집은 우리가 가장 지치고 힘들 때, 우리가 돌아가서 힘을 얻고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는 곳이어야 하는데 그 의미를 박탈당한 청년들이 있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더 노오오력하라고 짓누르고 있다고 이야기 한다. 남한뿐만이 아니라 동아시아(일본, 홍콩, 타이완)를 직접 탐방하여 취재한 이야기도 같이 다루고 있다.

 

나의 주거에 대해서 돌아보게 되었다. 이 책을 바탕으로 나의 주거를 돌아보면, 난 진정 난민의 삶을 살았다. 대학시절부터 최대한 싼 방을 찾았고, 선배들 방에 얹혀살았고, 반지하방 생활, 5,5평 집에 들어갔을 때 쾌적한 느낌을 가졌고, 서른 중반인 지금도 월세생활자가 너무 익숙하다. 이렇게 보니, 청년이 난민이 되고 있다는 이 책은 나와 일체감을 형성하고 있는 것 같다.

나는 땅과 집이 투자의 대상인 것에 빈번히 분노감을 느낀다. 모순적인 것은, 나의 가족이 나와 같이 고민을 나누는 사람들이 땅과 집을 투자의 대상으로 이야기 하는 것을 적나라하게 이야기하고 살아갈 때다. 땅과 집으로 삶의 풍요를 추구하는 것이 너무나 서글펐다. 헬조선 아니 요즘 탈조선이라 불리는 이 곳에서 나의 위치와 지위 그리고 수준을 자꾸 확인하게 된다. 나도 그러한데, 주류적 삶을 한 발 벗어나 다르게 걸어가는 우리 아이들의 삶이야 이대로만 간다면 모순과 괴로움, 막막함의 트라이앵글을 맞이할까봐 너무나 속상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후기를 남겨야겠다고 생각이 든 내용이 있다. ‘1인 최저 주거 기준이 존재하지만 이 최저 주거 기준인 14제곱미터에 미달하는 곳에 사는 사람은 얼마나 많은가. 화장실이 없거나, 지하에 살고 있는 사람은 또 얼마나 많은가. 권리의 토대가 되는 법을 세우고, 그 법이 보장하는 권리를 직접 찾아나가는 것은 또 다른 일이다. 우리에게는 반지하방이 아니라 행복주택에 살 권리를, 사회주택을 요구할 권리를, 부담 가능하지 않은 임대료와 집값에 항의할 권리가 있다. 집값에 목매고 한 달 벌어 그중 3분의 1을 갖다 바치는 것이 아니라, 그 돈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사는 삶을 누릴 권리가 있다. 우리는 권리를 말해야 한다. 국가는 그 소리를 들어야 한다.’ 라는 내용이다. 이 글이 생각의 확장을 가져온 내용은 다음과 같다.

얼마 전 교사회의 주제로 불이학교는 교사 공동체인가, 공동체라면 그에 걸맞는 노동, 임금 구조를 가져가야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내용이 올라왔다. 길게 논의할 사항이라서 학기중에는 다루지 않았다. 기존 중등무지개학교에 있을 때, 성장학교 별에 있을 때 교사 노동에 관해서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 그럴때마다 우린 냉소적으로 노동조건에 대해서 우린 누구에게 이야기해야하지? 우리가 노이며 사인 것 아냐? 들어오는 예산이 뻔한데 이야기 나누어도 한계가 있지 않겠어?’라고 이야기하면서 더 나아가지 못했다. 불이학교에서의 이야기도 위의 내용을 벗어나기가 어려울 것이라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수입과 지출 구조가 너무 뻔하기도 하고 우리끼리 나눌 수 있는 대화가 절대적 제약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끼리 해결하려고 하면, 버뮤다 삼각지대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교육을 접할 권리에 대해서 사회적으로 더 인정받고 정책으로 풀어낼 수 있을 때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이 든다. 그러다보니 교사의 삶이 정치와 맞닿아있다는 생각이 든다. 정치적인 것에 관심가지고 참여하지 못할 때, 교사의 삶과 대안학교의 성장이 정체되리라 생각이 든다. 교사들이 정치적인 것에 더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는 대안교육의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오리라 생각한다.

더불어, 불이학교라면 재미있는 시도를 많이 하면 좋겠다. 예를들어, 우리 구성원들이 한 달에 10만원씩 선뜻 낸다면, 졸업을 하는 우리 학생들이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 근처에서 하나의 공간을 얻어서 무언가를 시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 어른들은 학생들이 명확한 계획을 가져오면 지원해줄 수 있다고 이야기하겠지만, 우리네 삶이 지금의 아이들보다 노력한만큼 얻어가는 시대에 살아간 수혜자로서, 조건없이 아이들이 어떤 시도를 해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도 시대적 책무이자 재미있는 시도기도 하지 않을까?

즐겁고 재미난 상상을 많이 하면 좋겠다. 대안교육이 인정받아서 교사는 안정적인 삶을 꾸리고, 학생들은 대안학교 교사가 하나의 꿈이 되기도 하고, 학생들은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공간에 모여 서로 이야기 나누고 시도하고 좌절하고 서로 다독여주는 과정을 상상해보는 것 재미있지 않을까?

댓글목록

연리지님의 댓글

'대안'학교에 계약직과 정규직이 존재하고 구분해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 곳. 초근,주말출근,출장비도 지급되지 않아 최저임금도 보장하지 못하는 근로조건, 그리고 이름을 바꿔야할 성과급도 지급하지 못하고 다음해 예산이 그 사실을 반영하지 못한채로 짜여지는 현실. 당직을 위한 저녁식사 금액도 배정되있지 않는 현실에서 명절비, 지정 연수비, 교사동아리 활동비까지 말할 가치도 없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학교를 떠나 사회에서 그들의 재능을 인정받지 못하고 위와 같은 조건으로 일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일한 대가에 대해서 당당히 요구하라고 가르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잘못된 것이 있으면 크게 말하라고 교육하면서 나는 그렇지 못합니다. 아이들의 꿈에 왜 대안교육 교사가 없는지 굳이 의문을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열정페이란 이름으로 누군가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이상한 우리 사회 풍토중에 하나입니다. 희생과 봉사는 다르니까요.
선생님들께서 언제라도 불이를 떠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졌다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이제 한편으로 이해도 됩니다. 내 미래와 내 가족을 지켜줄 수 없을지도 모르니까요. 노와 사가 없다고 했지만 분명히 다른 형태로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짐을 교사가 가져가는 구조라면 얇은 철근을 쓰거나 속이 빈 철근을 쓰는 부실공사와 같습니다.

오늘 아침에 일찍 눈을 떠너 생강쌤을 글을 읽었는데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의 '존재'만으로 큰 위로를 얻었습니다. 저도 즐겁고 재미난 상상을 많이 하면 좋겠습니다. 교육에 있어서도, 한 사람으로서의 '삶'으로서도. 우리가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고 있는게 맞다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메아리님의 댓글

몇년전 '88만원 세대' 라는 책을 읽고
이 아이들을 진정으로 위한다면  교실에서 수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짱돌을 들고 거리로 나가야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잠깐 들었지요. ㅎㅎ

생강샘과 연리지샘이 하는 고민은 우리 모두의 고민의 지점임을
읽으면서 생각 합니다.
결코 혼자가 아님을 기억해 주시기를~

채영아빠님의 댓글

생강샘이 올려주신 글과 연리지샘의 덧글 잘 읽었습니다.

우선 첫 소감은 머리를 한 대 제대로 맞은 듯합니다.
불이학교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 두 분의 문제제기에 단 한마디도 토를 달 수 없을 만큼 공감하고 있고
또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굳이 변명을 늘어 놓자면
지금까지 미발위에서 이 부분을 계속 고민하고 있었고 또 미발위 내 재정분과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이렇게 변명을 하다보니...
정작 당사자인 선생님들의 의견도 들어보지 않은 채 저희(미발위) 나름의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었다는 부분에서
중요한 어떤 것을 놓친 또 다른 오류가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해서
현재 진행중인 미발위 재정분과에 교사회에서도 참여하시는 건 어떨까 하고
교사회와 미발위 재정분과에 같이 제안을 드리는 바입니다.
미발위 재정분과에서 토의중인 내용에 대해서는 메아리샘이나 하니샘을 통해 따로 설명을 드려서 교사회에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바다님의 댓글

너무나도 조심하게... 생각을 다시하고 다시하면서 글을 잠깐 씁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우리나라는 자본주의입니다. 아이들과 경제학 시간에 이야기를 하곤 하죠. 자본주의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그 사용 설명서를 가지고 아이들을 경제학 시간에 만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는 돈이 중심이 된 사회죠. 이게 불만이기도 하지만요. ^^
 그럼 돈을 이용하여 살아가야 하는 것이 자본 주의라면 돈을 어떻게 벌까? 라고 생각을 하면 문제가 해결 될 것입니다. 많이 버는 것이 중요하지 않은 것이죠. 기회비용도 있고... 저녁을 다 버려서라도 많이 번다 한들 저녁이 있는 삶의 경제적인 효과 보다는 적으니까요. 만족할만큼???어케??

 돈을 버는 방법의 3가지 요소를 다 갖추면 가장 좋다고는 하는데요. 그게 노동과 금리(이자), 임대입니다. 노동으로 벌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죠.
 저축과 투자를 배우는 이유도 이러한 이유입니다. 땅이 없어도 임대료를 받을 수 있으니까요. ^^
 또한 A학생은 왜 C 학생 밑에서 일하는가? 그리고 B 학생은 공무원이 되려고 하는가? 라는 책에서...
 A학점을 맞은 학생을 고용하는 C 학점 맞은 아이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책의 요점입니다.)

 노동자와 사업가 그리고 투자가로 나눠지죠. 노동자로만 남기를 거부합니다. 노동자가 투자가가 될 수도 있고 사업가가 될수도 있는 곳이 지금 우리나라 사회가 채택한 자본주의입니다. 어떤 기업의 제품이 많이 팔리면 그의 이득을 나도 나눠 가질 수 있는 것이 자본주의입니다.

 88만원세대라고 말하는 지금 우리 아이들의 암울한 현실. 어둡다고만 있지 말고 세상을 향해 돌파 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걸 우리가 먼저 없애야죠.
 세상을 변화 시키려면 세상의 변두리가 아닌 세상의 중심에서 변화를 이끌었으면 좋겠습니다.

 일명 SKY 학생들이 취업이 잘 된다. 토익 900은 맞아야 한다는 스펙 경쟁 시대에... 저에게 인사권이 주어졌을 때(1년에 1명씩) 과감하게 학력과 영어점수를 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제 팀 직원들을 심층 면접으로 뽑았죠. 대구대, 영남대 학생들의 열정이 너무 좋아 함께 일했고... 한림대 학생들의 창의력을 잊을 수 없었죠. (뽑고 보니까 알게 된것입니다. ^^ Anti SKY 아닙니다.)
 취업에 스펙이 무너지는 꿈. (^^) 밖에서 외치지 않고 직접 몸으로 부딪혔죠.

 저는 우리학교의 시스템... 다른 곳을 빙빙 돌다가 와서인지 크게 불만은 아니지만요. 너무나도 대안적인 삶을 살려고만 하다가 자충수에 몰리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있습니다. 또다른 길이 아닌 또다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노동 이외의 수입을 반대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돈많은 사람들은 투자나 임대로 돈을 번다고 하는데...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투자 임대로 돈을 많이 번것이라고 생각해요.(일부 재벌2세는 제외)
 저 또한 투자나 임대로 조금이나마 돈을 번 저에게도 돌을 던지실 수 있다면 ...

 너무나도 두서없이 적었네요. TV 보다가..

나무동무우님의 댓글

6기 영식이 아빠입니다.
불이에 처음 와서는 ’왜 교육을 담당하는 학교가 협동조합이라는 틀 안에 있을까?'라는 의문이 있었습니다.
학부모 교육에서도 누가 요점 정리해 알려주지 않아서
혼자서 ’교육'이 무엇인지, '협동조합'이 무엇인지,
'협동조합'과 '교육'이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해
정리해봐야 했습니다.
제가 이해하기로는 삶과 실천에 입각한 공동체 교육, 상호관계성, 협동과 공존, 민주적 참여 등등을 보장하기 위한 틀로써
협동조합인 것 같았습니다.
학교 공동체성의 확장으로서의 학교협동조합인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 선생님들, 그리고 학부모의 전체 구성원들의 참여와 책임을 통해 제반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이것이 조합원에 의한 민주적 관리의 원칙입니다.
채영아빠님 제안에 동의합니다. 재정계획 팀 이외에 미발위에서 논의 중인 ‘협동조합 사업추진위’에도 이 부분 참고했으면 합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참여란 단지 누군가와 함께 어떤 활동에 참가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그것은 어느 공동체에 참여자로서 성장하면서 정체성을 구성하는 과정을 뚯합니다.
그러한 참여행위는 우리가 무엇을 하는지의 모습을 결정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누구이며 우리가 하는 일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결정하기도 합니다.
선생님들에게도, 학부모님들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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