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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와 몸, 환경이 통합되는 시대

1,736 2012.08.2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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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와 몸, 환경이 통합되는 시대
 
다음에 소개하는 이정모 교수님은 제가 존경하는 학자입니다. 선각자이시면서 겸손하십니다. 나누시는 분

# 이정모 성균관대 인지과학 협동과정 교수 - 융합의 시대… 지식의 통합을 꿈꾸는 ‘21세기형 선비’
◇인지과학 분야 권위자인 이정모 교수는 “지식통합이 이뤄질 때 미래 전망은 보다 밝아진다”며 “인지과학적 사고가 뿌리를 내리면 사회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에 전면적인 변화가 가능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삶은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는 표현은 진부하다. 그래도 이는 진리다. 그 의미는 강퍅한 사회에서도 진중하다. 삶은 동시대 사람과 나누고 짊어지는 공유의 기록이기도 하다.

이 말도 삶을 표현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삶은 ‘내’가 태어나면서 바로 시작되는 것도 아니다. ‘나’ 이전에 여러 세대에 걸쳐 많은 사람이 만들어 놓은 것이다. 지금 ‘내’가 읽는 책마저 여러 세대의 아버지와 아들, 어머니와 딸, 스승과 제자의 힘으로 작성됐다. 오늘의 ‘나’ 이전 세대의 경험과 그들이 축적한 탐구의 총합일 뿐이다. ‘나’뿐만 아니라 당신도 그들도.

유대인으로 1986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엘리 위젤이 언젠가 풀어놓은 생각을 정리하면 이쯤 되지 않을까. 그의 지론을 수용한다면, 자신의 지식은 다른 많은 사람에게서 진 빚이다. 국내에도 이 진리를 받아들여, ‘빚 갚기’에 적극적인 학자가 있다. 성균관대 인지과학협동과정의 이정모(65) 교수가 그렇다. 이 교수에게 교육과 연구의 본질은 ‘연결’이다. 그에게 세대와 사람을 연결하는 것은 사회에 진 빚을 돌려주는 작업이다. 이는 그가 추구하는 학문을 하는 정신이다.

8월 정년퇴임을 앞둔 이 교수를 성대 연구실에서 만났다.

“정부 정책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학문 분야를 인문사회과학과 자연과학으로 분류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지요. 하지만, 이는 세계의 앞선 흐름에 40년 이상 뒤떨어진 시각입니다. 같은 이치로 과학기술을 물리학, 생물학, 화학, 기계공학 등의 물질 중심의 과학기술만으로 생각하는 것도 한 세대 이상 뒤떨어진 인식이지요. 인지과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런 학문 분류법부터 폐기해야 합니다.”

기존 사고의 수정을 주문하는 그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 있다. 이는 3개월 후에 정년 퇴임하는 학자의 모습도, 며칠 뒤에 진찰을 위해 단기 입원하는 환자의 모습도 아니다. 30년 넘게 관심을 둔 학문에 대한 설명이 물 흐르듯 이어진다. 인지과학은 ‘마음의 과학’(Science of Mind)인 게 맞다. ‘인식’이 수동적 차원의 좁은 의미라면, ‘인지’는 보다 적극적 개념이다. 인지는 ‘지·정·의(知情意)’의 대부분을 포함하는 능동적인 심적 활동이다. 사람의 두뇌와 마음, 인공물을 포함해 환경을 연결하는 ‘지식 활용의 과정과 내용’이다.

“역사 이래 사람의 마음은 인간이 만든 인공물(언어와 같은 ‘소프트 인공’과 돌도끼나 컴퓨터 등 ‘하드 인공물’)과 함께 진화해왔지요. 이 차원에서 사람의 마음과 인공물(환경)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것은 잘못이지요. 아이들의 인터넷 게임이나 어른들의 운전용 내비게이션 등 인공물은 인간의 마음 한 부분을 담아내고 있지요. 이 밀접한 연결은 더 지속할 것이고, 정도는 심화할 것입니다. 이런 모습이 미래 인간의 일상적 삶의 모습 아닐까요?”

휴대전화나 컴퓨터 자판을 치기 시작할 때, 비로소 쓰려는 내용이 떠오를 때가 있다. 조용히 생각하고 있을 때에는 미처 떠오르지 않던 것들이 자판과 결합한 모니터 위에서 춤을 추는 경우도 있다. 그러고 보면 우리의 삶은 마음과 인공물이 통합돼 작용하는 게 맞긴 맞다. 마음과 뇌, 몸, 환경이 통합된다는 생각은 동양의 유학사상과도 연결된다. 학문은 이렇게 돌고 돌더라도 진리를 향해 나가는 것인가 보다.

이 교수는 인지과학으로 미래의 모습까지 그려내지만, 이 땅의 인지과학은 여전히 낯설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예전에 과학의 전형은 미시 중심의 물리학이었다. 하지만, 미국 등 과학 선진국에서는 거시를 포함하는 인지과학이 과학의 전형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는 인지혁명이 과학적 혁명으로 인식되는 이유가 된다. 이 교수는 이를 과학적 패러다임의 변혁이라고 설명한다.
 
한반도 땅을 벗어난 곳에서는 변화의 속도가 빨랐다. 학제적인 특징을 지닌 인지과학은 심리학, 인공지능학, 철학, 언어학, 인류학 등을 포괄하는 수렴 과학으로 발전을 거듭했다. ‘인간의 이성은 합리적이다’는 절대진리와도 같았던 과거의 통념도 허물어질 정도였다. 인간의 제한적 합리성 개념이 등장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런 이론을 제시한 심리학자들은 노벨경제학상까지 거머쥘 정도로 인정을 받았다. 197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허버트 사이먼 미국 카네기멜론대 교수는 제한적 합리성 개념을 제시했고, 2002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은 심리학적 실험을 통해 제한적 합리성을 설명했다.

척박한 연구풍토에 대한 회한일까. 정년퇴임이 코앞이지만, 이 교수는 물질 기계 중심의 과학적 사고를 버리지 못한 국내 상황을 못내 아쉬워한다.

“하나의 학문만 해서는 안 됩니다. 뇌와 몸, 환경이 통합되는 시대입니다. 인문과학을 비롯해 사회과학, 자연과학, 공학이 융합 통합되는 상황에서 우리는 개별 분과 중심의 사고를 버리지 못하고 있어요. 미국과 영국만 하더라도 인지과학 관련 학과가 설치된 학교는 각기 100개와 31개에 이릅니다. 우리요? 한국에는 학부에 인지과학과가 있는 대학은 없고, 대학원에 협동과정을 두고 있는 정도예요. 그것도 국립인 서울대와 부산대와 사립은 성균관대, 연세대, 영남대 등 극히 일부 대학에서요.”

이 교수의 학문적 열정은 교수 사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성균관대에서는 그의 제안으로 지난해 12월부터 교수들이 모여 ‘지식통합포럼’을 운영하고 있다. 철학과 물리학, 생물학 등 다양한 분야의 학자 60여명이 모인 자발적 포럼이다. 학자들은 주로 점심 시간을 이용해서 지식통합으로 세상을 해석하고 있다.

벌써 한 세대 이상 뒤처졌는데, 이제 자각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이 우리를 다급하게 한다. 이 교수는 “늦었지만, 이제는 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금 사용되는 지식은 2050년쯤에는 1%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고, 10년 이내에 과학기술자의 업무가 90% 이상 컴퓨터가 해결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당장 실천하라는 요청일까. 그의 설명에 고개를 절로 끄덕이게 된다.

“대학 신입생이 배우는 지식의 절반 이상이 그 학생이 4학년 때쯤이면 낡은 지식이 되는 세상이에요. 미래에는 한 회사 직원 25% 이상이 새로운 습득을 위한 교육을 받고 있는 상황이 계속될 거예요.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2008년 영국 정부의 전략기획위원회 보고서에 이런 말이 있어요. ‘국가 안보를 위해서는 더 좋은 총이나 무기가 핵심이 아니라 바로 ‘마인드’(Mind)가 핵심이라고요.”


■이정모 교수는…

1944년 강원 원주 출생. 성균관대 인지과학협동과정 교수. 서울대 심리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 취득. 캐나다 퀸즈대에서 심리학 석·박사를 받음. 한국심리학회지 편집장을 지내고, 한국 실험 및 인지심리학회장, 한국인지과학회 회장을 역임. 한국뇌학회 고문도 맡고 있다. 21세기에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그는 미시적으로는 ‘인간의 두뇌’를, 거시적으로는 ‘우주’에 대한 탐구라고 설명한다. 성균관대와 관련 학계에서는 그를 ‘컴퓨터와 소통하는 21세기형 선비’로 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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