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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스프링캠프

2,014 2014.08.26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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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스프링캠프

1980년대 중반, 열다섯 살의 준호는 사고를 당한 단짝 친구 규환에게 부탁을 받는다. 유명한 운동권으로 경찰의 수배를 받아 도망 다니고 있는 형에게 물건을 전해달라는 것이다. 그것이 있어야 형이 뉴질랜드를 도망갈 수가 있다.

준호는 오래 고민하지 않고 규환의 부탁을 들어준다. 그래서 규환이 알려준 방법대로 형을 찾아가는데 그 첫 번째 방법은 시외로 나가는 트럭에 몰래 올라타는 것이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트럭 위가 요란해진다. 준호의 모험을 방해하는 훼방꾼들이 차례로 나타났기 때문이다.첫 번째는 준호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같은 반 정아다. 그런 정아의 아버지는 소위 ‘미친개’로 통한다. 개장수인데 아와 정아를 심하게 폭행하기 때문이다. 정아가 아버지를 피해 도망 다니는 풍경은 이 마을에서 더 이상 새로운 일이 아니다. 이날 트럭에 올라타게 된 것도 아버지 때문이다. 정아는 정신없이 도망쳐 온 것이다.두 번째는 준호와 사이가 좋지 않은 승주다. 승주는 트럭회사의 아들이자 극성스러운 엄마를 둔 것으로 유명하다. 승주는 준호를 보자마자 다짜고짜 도둑 취급을 한다. 준호가 트럭회사의 재산을 훔치는 일당의 하나라고 욕하더니 준호의 소중한 가방을 빼앗아 자신이 갖는다. 준호는 얼떨결에 승주에게 메인 몸에 되고 만다.세 번째는 정체를 알 수 없는 할아버지다. 누구인지 알 수 없는 할아버지는 이상할 정도로 준호에 대해 알고 있다. 하지만 자신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술을 좋아하고 태평스러울 정도로 여유롭다는 것이 보일 뿐이다. 뭔가 사연이 있는 것 같기는 한데 준호로서는 알 방법이 없다네 번째는 개장수의 개 루스벨트다. 굉장히 덩치가 큰 개인데 정아를 따라오다가 트럭 위에 올라왔다. 그곳에 올라와서 준호와 사투를 벌이고 마는데 무슨 이유인지 그 후로 준호의 뒤를 따라온다. 개가 있으면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눈에 띄기도 쉽다. 준호는 어떻게든지 루스벨트를 떼어놓으려고 하지만 쉽지가 않다. 루스벨트는 떨어지면 죽는다는 생각이라도 하는지 악착같이 준호를 따라온다. 준호로서는 기가 막힐 따름이다.그것은 준호가 이들을 떼어놓으려고 한다는 데서 시작한다. 준호는 나름대로 엄청난 임무를 맡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엉뚱하게 나타난 일행이 찰거머리처럼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스파이처럼 조심스럽게 다녀야 하는데 대중들이 우르르 몰려다니는 것처럼 다니는 꼴이 됐으니 그 초조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그래서 빼앗긴 가방을 훔쳐 달아날 궁리를 하는데 정신이 없다. 그것이 너무 심해서, 친구의 형을 구하러 가는 것인지 친구에게 뺏긴 가방을 되찾기 위해 다니는 것인지 헷갈릴 지경인데 그것이 소설의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소설이 유쾌해지는 이유로는 모험이 계속되면서 아이들이 서로 화해를 해나간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그들은 서로 친하지 않다. 준호만 해도 그들을 모두 훼방꾼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경찰의 추적 등을 피해 달아 다니면서 온갖 고초를 겪는 사이 그들의 마음은 하나로 합쳐진다.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게 되는 것이다.뿐만 아니라 제각각의 사연을 가진 그들은 이 일로 말미암아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과도 마주하고 그것을 껴안게 된다. 힘든 것을 피해 트럭 위에 올라왔지만, 트럭 아래 려가는 때에는 그것을 피하지 않을 자신이 생긴 것이다. 모험이 그들을 성장시켜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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