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용서

1,023 2015.03.2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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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를 하면 그 혜택을 상대방이 보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내가 그 혜택을 본다. 진심으로 용서하면 내 마음이 편해지기 때문이다. 그걸 알면서도 타인을 용서하기 어려운 까닭은 무엇일까. 소유에 대한 집착, 그리고 그 집착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용서하기 어려웠던 사람들에 대한 기억을 찬찬히 해보면서 내린 결론이다.

어떠한 것이나 상태를 가지고 싶다는 욕망이 소유욕인데 몸이 편안하거나 자원이 풍부하거나 타인으로부터 사랑받고 인정받는 상태 등등을 흔들어놓거나 빼앗으려는 상대방에게 미움이 일어난다.

그러면 이러한 상태를 소유하고 싶은 이유는 무엇일까. 헹복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 소유를 방해하는 이에 대한 미움이 일어나면 행복할 수가 없다. 그렇기에 헹복하고자 하는 본래 목적에 가까운 행위는 용서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다 알면서도 여전히 상대방을 용서하기 어려운 까닭은 무엇일까.

내가 생각했던 상태를 소유하지 않으면 불행해질 것 같다는 두려움 때문이 아닐까. 내 경우에는 그랬다. 나는 존중받고 싶었다. 그래서 나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을 미워했던 것 같다. 또 나는 자유롭고 싶었다. 그래서 내가 하려는 것을 방해하거나 간섭하는 사람들에게도 미워하는 마음을 가진 것 같다.

그리고 나는 부모에게 오랫동안 심하게 학대받은 사람들이 부모에 대한 사랑과 용서를 말하는 것을 보았다. 중국인들에 의해 많은 것을 빼앗겼지만 그래도 중국인들을 전혀 미워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달라이 라마에 관한 책도 읽었다. 용서와 사랑을 말하는 사람들 모두가 진실로 편안해보였다. 그런 모습들 보며 알게 되었다. 용서와 사랑은 행복에 이르는 길임을. 행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행복한 마음 외에 더 없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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